-
초유의 코로나 위기 시대를 겪으면서 아시아의 공동체주의가 호평받고 있다는 기사들이 종종 나온다.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불편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실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또 문화적인 풍토라기보다 국가 운영방식이 그런 것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어느 쪽이든 이런 공동체주의가 국민들을 민주적으로 포용하는 가운데 이뤄진다면 민주공화정이 될 것이고, 개인과 일부 세력을 억압하는 것이 된다면 강요된 전체주의로 흐르게 될 것이다.아시아의 공동체주의, 싱가포르의 리콴유와 우리의 김대중 대통령 사이의 논쟁이 떠오른다. 1994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9.03 09:21
-
검사장 출신의 한동훈 검사와 이를 수사하는 수사팀장 부장검사가 육탄전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사팀장이 몸을 던져 덮친 모양이다. 압수수색 과정에 한동훈 검사를 제압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정모 부장검사는 주장한다. 한동훈 검사는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나온 느닷없는 폭행이라고 고소까지 했다. 어느 쪽이든지 놀랄 일이다.우리 정치사에서 정치인들이나 고위직 공직자들이 서로 폭력적으로 드잡이를 했던 일이 없던 건 아니다. 대체로 저녁 술자리에서 감정이 충만한 경우였거나, 아니면 의정 과정에서의 순간적 충돌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권력투쟁의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8.06 11:06
-
국회 상임위원장이 여당 소속 의원들로만 구성된 채 21대 국회가 본격 개원했다. 의석을 감안해 여야가 분점했던 1988년 13대 국회 이래의 관행이 깨졌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상임위 출범에도 불참했다. 신민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국회 개원을 거부했던 1967년의 7대 이래 처음이다. 여야 정당들이 원했던 바는 아니다. 겉으론 서로가 협치를 내걸었지만,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협치, 일반적인 뜻으로는 너무 싸우지 말고 상대를 배려하면서 협력해 다스리자는 의미일 거다. 우리 정치에서 국정운영의 최고 권력은 대통령이니 협력적인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7.13 09:03
-
2차대전이 끝난 줄 모르고 필리핀의 섬에서 가상의 전투 생활을 29년이나 했던 일본 군인이 있었다. 2차대전 끝 무렵인 1944년 필리핀 루방 섬에 투입됐던 일본군 오노다 히로 이야기다. 바로 다음 해 전쟁이 끝났는데, 처음에는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모르다가 그다음에는 끝났다는 소식을 적국의 위장 선전으로 생각했다. 나중에는 스스로가 자신이 만든 가상의 전쟁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거부했는지 모른다. 이 기간 동안에 때로는 생존을 위해, 때로는 가상의 적으로 간주해 섬 주민 30여명을 살해했다. 1974년에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6.22 11:21
-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 '보수 참패'라고 말한다.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자칭 타칭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정당인 통합당의 패배라는 의미에서다. 이제는 보수가 개혁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거 이전에도 보수의 개혁, 또는 개혁보수는 있어 왔다. 보수를 자임해 온 세력의 개혁을 뜻하기도 하고, 보수 이념의 개혁을 뜻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보수-진보의 틀을 벗어나자, 이제 보수를 벗어나자는 주장까지 한다.우리나라에서 보수세력의 모습은 쉽게 연상된다. 민주화 이전의 우리 사회 주도세력이다. 이른바 근대화 세력이라고도 한다. 성장과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5.18 09:19
-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 혁명이나 쿠데타에 성공한 사람이 한 말이 아니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어느 정치인의 분노도 아니다. 얼마 전 21대 총선에 당선된 여권 예비 국회의원의 다짐이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으로 보자면, '부패한 무리들의 더러운 공작'의 주역으로 생각하는 '검찰과 언론'을 향해 하는 말이다. 이번 총선으로 정권이 바뀐 게 아니다. 총선을 통해 여권이 국회 180석의 초유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이 달라졌다. 그 당선자는 청와대 비서관에서 국회의원으로 직분이 바뀌었다는 점이 달라졌다.'부패한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4.27 09:48
-
민심은 집권여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였다. 지역구만으로도 163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민주화 이후 최대의석을 차지한 단일 정당이 됐다. 대패한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지 정당의 지역적 편향은 다시 강화되었다. 선거제 개혁으로 한때 다당체제를 기대했던 소수정당들은 오히려 더 쇠락했다. 여야 진영 대결이 격화되면서 소속 정당이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결정적인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라는 초유의 감염병 사태 속에 치른 선거였다. 코로나 문제가 다른 선거 쟁점들을 압도했다. 코로나 대응에 대한 국내외의 호평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4.21 15:18
-
개정된 선거제에서 치르는 첫 총선 정국이다. 위성정당을 비롯해 비례대표만을 겨냥한 정당들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 20대 총선의 21개를 훨씬 넘는 35개 정당이 비례후보를 등록했다. 3%였던 진입장벽은 이전 그대로다. 더구나 제1, 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띄워버려 결과적으로 소수정당에 특별히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도 아니다. 위성정당과 비례 공천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모습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준연동형으로의 제도 개편은 소선거구제에서 나타나는 사표 문제와 소수정당 배제 구조에 대한 개혁 대안으로 추진됐다. 비례대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4.08 11:17
-
초유로 등장한 우리의 위성정당들은 또 초유의 파행과 비정상의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고 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지주정당인 통합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미래한국당의 지도부가 바뀌고 비례공천이 다시 이뤄졌다. 민주화 이후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 대상이라고 했던 기존 소수정당들이 빠진 채 신생 원외정당들과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었다. 소수정당의 보호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불가피하게 비례연합에 참여할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미미한 신생 원외 정당들을 들러리 세운 꼼수 위성정당이라는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3.31 13:40
-
개정 선거제가 누더기 선거제가 됐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다만 개정을 주도해왔던 쪽에서는 연동형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반대해왔던 쪽에서는 근원적으로 범여권을 위한 꼼수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남은 선거일정과 선거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새로운 선거제 체제에서 우리 정당정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책임 소재만 달리 할 뿐, 최악의 정당정치라는 비판에 여야 정당도 별 이의를 달지 않는다.선거제 개편은 소수 정당들이 주도하고 여당인 민주당이 합류하면서 이뤄졌다. 준연동형 선거제라 이름 지었다. 독일의 혼합형 선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3.31 13:38
-
2020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한폐렴 확진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고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은 방학시즌을 맞이하여 학원 휴원을 시작하였다.설상가상으로 천안으로 확정되었던 우한교민 수용이 아산과 충북혁신도시로 확정되면서 음성진천 혁신도시 뿐만 아니라 인근 음성군,진천군 관내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원을 휴원하기 시작했다.1월 말 우한교민 수용의
칼럼
음성투데이 기자
2020.03.27 09:47
-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두려움은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난의 한가운데 있는 대구경북 지역 상황이 더 안타깝다.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문제를 4주 내에 진정시키겠다고 했던 정부의 의지대로 이뤄지길 희망해본다. 이 와중에도 지역의 고난 상황을 정치적 당파성에 빗대는 황당한 유명 소설가도 있다. 특이한 종교 단체의 폐쇄성과 반사회성이 논란이
칼럼
음성투데이 기자
2020.03.04 09:26
-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이른바 '인재영입' 이벤트를 전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을 넘어 우리 정치를 새롭게 개혁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치권 밖의 인물들을 각 스토리와 더불어 영입인재로 발표하는 것이 주목거리가 될 수는 있다. 잘하면 그 이벤트 효과를 통한 총선의 지지 확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영입인사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2.06 09:18
-
한국의 민주화는 광장정치와 함께 했다. 6월항쟁의 넥타이부대에서 탄핵정국의 촛불시민에 이르기까지 한국 민주주의의 동력이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광장정치는 시민참여 민주화의 모범적 사례로 인용되기도 한다. 광장은 정부와 권력을 향해 외치는 보편적 시민들의 무대였다. 여전히 광장정치는 대의정치와 함께하는 참여정치의 마당이다. 그런데 보편적 시민참여의 무대였던
칼럼
김만흠 원장
2020.01.05 15:08
-
부쩍 추워진 날씨로 인해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요즈음이다.연말 각종 행사 참여로 인하여 외출이 잦아질 뿐 아니라, 겨울철 해가 짧아지면서 최근 보행자 교통사망사고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최근 5년(2014년 ~ 2018년) 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매년 감소 추세이나, 보행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OECD 회원국
칼럼
손재표 경사
2019.12.02 11:17
-
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중도라고 응답한 비율이 49.2%나 됐다. 지난 13일 '폴리뉴스'의 데이터리서치에서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보수 17.3%, 진보 20.9%. '잘모름' 12.6%였다. 중도나 '잘 모름'의 비율이 커지는 추세라는 설명도 따랐다. 물론 하나의 조사 결과일 뿐
칼럼
음성투데이 기자
2019.10.16 09:13
-
상식,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인정하는 지식이나 주장이다. 이런 상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얘기가 가능하고 함께 살아 갈 수 있다. 상식을 인정하지 않으면 함께 살아갈 수 없다. 물론 모두가 생각을 같이 하는 건 아니다. 나의 상식과 너의 상식이 어느 부분에서는 다를 수 있다. 그래도 공유하는 상식이 너무 다르면 공동체는 혼돈과 갈등에 빠진다.우리의
칼럼
김만흠 원장
2019.06.25 17:49
-
독재자의 후예와 좌파독재. 여야 모두 서로 독재를 말하니 그대로라면 독재세력의 시대 같다. 물론 양쪽 다 아니라고 한다. '독재자의 후예'는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쓰면서 불거졌고, '좌파독재'는 자유한국당에서 문재인 정부를 그렇게 규정하며 공격해 온 개념이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칼럼
음성투데이 기자
2019.06.19 09:29
-
지난 4월10일 우리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100주년을 기념했다. 1919년 4월10일 출범한 임시의정원은 오늘의 국회와 같은 대의기구로서 우리 임시정부의 최초 조직이었다. 정당 지도부 인사들이 나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회의 100년 역사라고 자축했다. 그런데 2주 후인 4월24일에는 '이게 대한민국 국회냐'고 국회의장과 제1야당
칼럼
김만흠 원장
2019.05.20 11:01
-
봄은 만개한 연분홍 벚꽃과 연노랑 개나리가 거리를 비추고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며, 우리들에게 따듯함과 웃음을 주는 계절이다.그러나 봄은 일년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봄철에 화재가 유독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바로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보통 봄철에는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나무가 머금고 있는 수분량도 매우 적다. 또한 따듯한 기온과 강한
칼럼
한다솔 소방교
2019.04.29 16:54